— 진입장벽의 실체와 신입·중고신입을 위한 이해 기준
오늘은 이 직업은 왜 항상 '경력자' 를 원할까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채용 공고를 살펴보다 보면 반복해서 마주하게 되는 문구가 있습니다. “경력자 우대”, “관련 경력 필수”, “실무 경험자 선호”. 직무나 산업을 가리지 않고, 많은 직업에서 경력자를 선호하는 경향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신입이나 중고신입 구직자들은 자연스럽게 진입장벽을 느끼게 됩니다. 아직 경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 대부분의 직무가 경력자를 기준으로 채용을 진행하는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신입을 배제하기 위함이라기보다, 직무 구조와 업무 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이 직업은 항상 경력자를 원할까”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경력자 선호의 구조적 배경과 그로 인해 형성되는 진입장벽의 실체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또한 신입과 중고신입 입장에서 이 구조를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도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경력자 선호’가 기본값이 된 직무 구조
많은 직무에서 경력자가 기본 조건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해당 직무가 이미 정해진 프로세스 안에서 즉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구조로 운영되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채용을 통해 사람을 뽑을 때, 교육과 적응에 필요한 시간을 최소화하고 싶어 합니다. 특히 인력이 부족하거나 일정이 촉박한 조직일수록, 새로 들어온 사람이 빠르게 실무에 투입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때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 바로 ‘이미 해본 사람’, 즉 경력자입니다.
경력자는 별도의 설명 없이도 업무 흐름을 이해하고, 기본적인 실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됩니다. 이 판단은 반드시 개인의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라기보다는, 이미 해당 직무의 방식과 맥락을 경험해보았다는 점에 근거합니다. 다시 말해 경력자 선호는 역량의 우수성보다는 ‘적응 비용이 낮다’는 이유에서 형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조는 특히 마케팅, 기획, 운영, PM처럼 업무 범위가 넓고 상황 판단이 잦은 직무에서 두드러집니다. 이러한 직무들은 매뉴얼만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경험이 곧 업무 이해도로 이어집니다. 그 결과 채용 공고에는 자연스럽게 경력자 조건이 포함되고, 신입이나 중고신입은 진입이 어려운 구조로 보이게 됩니다.
진입장벽은 ‘능력’보다 ‘업무 맥락’에서 만들어집니다
경력자 요구 조건을 접할 때, 많은 구직자들은 이를 개인의 능력 부족 문제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아직 실력이 없어서”, “준비가 덜 돼서”라는 해석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직무에서 요구하는 경력은 고도의 전문성보다는 업무 맥락에 대한 이해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 맥락이란 해당 직무가 어떤 흐름으로 돌아가는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 실무에서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무엇인지와 같은 요소들을 포함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이론이나 공부만으로는 완전히 습득하기 어렵고, 실제 경험을 통해 체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이 경력자를 선호하는 이유도, 이 맥락을 설명하고 학습시키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함입니다.
이로 인해 진입장벽은 능력의 문제라기보다 구조의 문제로 형성됩니다. 신입이나 중고신입이 해당 직무를 수행할 수 없어서가 아니라, 해당 조직이 교육과 학습을 전제로 한 구조를 갖추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입니다. 즉, 경력자 요구는 개인의 부족함을 의미하기보다는, 조직의 운영 방식과 직무 설계 방식이 반영된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면, 구직자는 경력자 요구 조건을 지나치게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채용 현장에서는 ‘완벽한 경력자’보다 ‘업무 맥락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찾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 차이를 구분하는 것이 신입·중고신입에게 중요한 관점이 됩니다.
신입·중고신입이 접근할 수 있는 현실적인 기준
경력자 선호 구조 속에서도 신입이나 중고신입이 접근할 수 있는 여지는 존재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경력을 단순히 연차나 근무 기간으로만 보지 않고, ‘어떤 맥락의 경험을 했는지’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식 직무 경력이 아니더라도, 유사한 환경에서의 경험, 프로젝트 단위의 참여, 반복적으로 수행한 업무 경험은 충분히 맥락 경험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채용 공고에서 요구하는 경력 조건을 그대로 해석하기보다는, 그 이면에 있는 기대 역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직무에서 경력자를 원하는 이유가 즉시 투입 가능한 실행력을 원해서인지, 아니면 최소한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 위함인지에 따라 접근 방식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에는 실무 결과물이나 작업 경험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후자의 경우에는 업무 흐름에 대한 이해도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해집니다.
중고신입의 경우에는 특히 기존 경력을 직무명 기준이 아니라 역할 기준으로 재정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전 직무에서 어떤 상황을 경험했고,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정리하면, 새로운 직무에서도 활용 가능한 맥락 경험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는 경력의 길이가 짧더라도, 경력자에 준하는 이해도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됩니다.
많은 직업에서 경력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단순히 신입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업무 구조와 운영 방식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력자라는 표현은 능력의 우열을 의미하기보다, 해당 직무의 맥락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이 점을 이해하면, 경력자 요구 조건을 보다 현실적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신입이나 중고신입에게 중요한 것은 경력자 조건을 넘어서기 위한 무리한 준비보다는, 자신이 어떤 맥락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지를 명확히 정리하는 것입니다. 직무에 대한 이해, 업무 흐름에 대한 인식, 반복적으로 수행해본 역할들은 모두 경력자의 요소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직업이 항상 경력자를 원한다고 느껴질 때, 그 경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것이 커리어 판단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경력은 숫자가 아니라, 경험의 구조로 이해될 필요가 있습니다.